지난 겨울 카카오에서는 처음으로 대규모 인턴십을 진행했습니다. 당시 수시 지원에서 탈락한지 얼마 되지 않았던 저는 면접 때 곧 인턴십이 있으니 거기에 지원해보라는 이야기를 면접관님께 들었기 때문에 이번 인턴십에는 당연히 지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후기에서는 인턴십을 위한 준비 과정과 합격하기 위해 거친 과정을 나눠보고자 합니다.

  • 1차 관문, 서류+코딩테스트
    이번 인턴 전형은 거의 모든 테크 직군을 모집했으며, 그 첫 관문은 서류 전형과 코딩 테스트였습니다. 기존의 다른 전형과는 다르게 서류 통과자만 코딩 테스트를 보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코딩 테스트를 보고 서류와 코딩테스트 결과를 모두 고려해서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 말은 곧 코딩테스트 뿐만이 아니라 서류도 중요하게 본다는 의미였습니다. 저는 다행히 수시지원때 작성해놓은 지원서 내용을 저장해놓고 있었기 때문에 비교적 수월하게 잘 작성할 수 있었지만, 지원서의 중요성은 지난 후기에도 이야기 했듯이 절대 가볍지 않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InternshipPath

    지원서를 작성한 다음에는 코딩테스트를 준비해야 했습니다. 카카오가 이렇게 대규모로 진행하는 인턴십은 처음이기 때문에 당연히 기출문제가 있을리가 없었습니다. 대신 카카오 공채 코딩테스트 문제와 해설이 공개되어 있었고, 이와 비슷하게 나오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공채 문제를 풀면서 코딩테스트를 준비했습니다. 전체를 다 풀지는 못하더라도, 공채보다는 쉽게 문제가 나올것이라고 생각하여 앞번호 문제들을 확실하게 풀 수 있도록 연습을 했습니다. 또한 iOS 개발자로 지원을 하니 swift로 문제를 풀면 조금 낫지 않을까 싶어 스위프트로 문제를 푸는 연습을 했습니다. 지난번 면접에서 왜 C++로 풀었냐는 질문을 받았기 때문인데, 일단 문제를 다 올바르게 풀 수 있다는 전제하에서 그래도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스위프트 언어 자체에 대한 숙련도를 올리는 데에도 좋았고요. 이러한 연습의 결과로 저는 비교적 쉽지 않은 난이도에도, 시간내에 모든 문제를 풀어서 맞추게 되었습니다. 연습의 결과가 빛을 발했습니다.

    만약 카카오를 준비하시는 분들이 이 글을 보고 계시다면, 코딩테스트 문제와 해답이 이제 공개가 되었으니 이를 참고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해설 보러가기
    또한 제 gist에 해답 코드를 공개해놓았으니 이것도 참고자료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코드 보러가기

    이렇게 코딩테스트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고, 서류도 지난 수시지원 때 작성했던 것을 지난번과 시간차이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좀 더 다듬어서 제출했기 때문에 비교적 근거있는 자신감이 들었고, 예상대로 1차 관문을 합격하여 면접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 2차 관문, 면접 첫번째 관문을 통과하고, 면접을 보게 되었습니다. 지난번 면접 탈락의 후유증이 가시지 않았기 때문에 또 다시 면접에서 낙방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실무진 면접인 1차 면접만 보기 때문에 지난번 합격의 경험을 기억하면서 긍정적인 마음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면접을 보기로 한 날이 오고, 저는 다시 판교로 향했습니다. 안내받은 시간에서 5분정도 늦었지만, 이미 조금 늦을 것을 예상하여 안내된 시간보다 30분 정도의 여유를 두고 시작했기 때문에 무사히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우선은 대기실로 안내를 받았고, 거기에는 이미 10명 정도의 인원이 대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면접에 들어가기 전, 간단한 안내사항을 듣고, 면접비를 카카오페이 쿠폰으로 제공받았습니다.

    interviewFee

    이러한 사소한 절차들을 마친뒤, 대기하고 있던 모두가 동시에 면접실로 안내를 받았습니다. 이후 잠시 문 앞에서 대기를 했다가, 정확히 시간이 되었을 때 동시에 노크를 하고 면접장으로 입장을 하였습니다. 면접실에는 3분의 면접관이 계셨고 처음에는 가벼운 이야기로 긴장을 풀어주셨습니다. 이후에 저의 서류에 적혀있던 프로젝트와 제가 운영하는 블로그에 관한 질문들을 받았고, 이 부분은 제가 한 만큼만 최대한 간결하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후에는 코딩테스트의 결과를 보고 문제의 난이도가 어땠는지, 특정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접근했는지를 물어보았습니다. 이후에는 기술질문을 받았는데, 제가 받은 질문 내용들은 대부분 인터뷰 질문 모음에서 볼 수 있을 정도의 평이한 질문들이였습니다. 다만 다른 면접자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비교적 어려운 수준의 질문을 받은 경우도 있었기 때문에 저는 운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기술 질문을 받은 뒤에는 카카오의 서비스 중에서 이용하고 있는 서비스와, 이에 대한 개선하고 싶은 부분이 있는지를 질문 받았습니다. 이후 몇가지 질문을 더 한 뒤, 역질문을 하고 면접은 종료되었습니다. 면접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이거였습니다.

    블로그 내용 등으로 봤을때, 기술적인 수준은 이미 충분히 신입 수준을 넘어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결국 사용자가 사용하는 앱을 만들어야 되는데, 앱의 UX 같은 부분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나요?

    저는 어느정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 했지만, 그 동안 기술적인 부분에 너무 치중하고 있었던 제 모습이 떠오르면서 부끄러움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 기다림, 그리고 합격
    모든 전형을 마치고 한 주 정도의 기다림 끝에 드디어 결과를 받았습니다. 결과는 다행히 합격이였습니다!

    interviewPass

    그 동안의 노력을 어느정도 보상받는 기분이였습니다. 비록 비정규직 상태고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더 있었지만, 그래도 저는 최소 2달 동안은 카카오 크루로써 일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너무나도 기뻤습니다. 여담이지만 출근 첫 날에야 제가 일하게 될 팀을 알게 되었는데, 그 팀이 제가 예전에 수시로 지원했던 팀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는 더욱 신기하면서도 기뻤습니다. 한번 돌아가긴 했지만, 그 때 수시 채용에 합격했었다 해도 결국 전환 과정을 또 거쳐야 하기에 저는 준비하고 바래왔던 것을 성취하게 된 것입니다.


이렇듯 저의 파란만장한 카카오 재수기는 일단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산은 남아있었기에, 완전히 방심할 수는 없었죠. 다음번에는 인턴 기간동안의 소감을 적어보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