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올해부터 취업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이다보니 욕심을 내보고 싶어서 큰 곳을 우선적으로 썼는데, 그 중에서 비록 합격은 못했지만 가장 높이 올라간 지원 경험을 나누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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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 지원
제가 지원한 것은 카카오의 수시채용 중 ‘카카오 에디터 SDK iOS 파트 개발자’ 모집이였습니다. 이미 여러군데에 서류를 제출한 상태였기 때문에 기존에 냈던 서류의 내용을 수정하고 살을 더 붙여서 작성했습니다. 서류 자체는 경력사항(어차피 없으니 제외), 프로젝트 수행 이력, 자기소개, 성적과 병역 사항등의 사소한 정보들만 채워넣으면 되서 금방 채워넣었습니다. 프로젝트 수행 이력이 1년 전이고, 그거 하나 밖에 없어서 걱정이 되었는데, 일주일 약간 안 지나서 서류전형 통과 메일을 받게 되었습니다.다른 곳에서도 지원서 자체는 모두 문제없이 통과가 되었기 때문에 신입에게 서류 자체의 비중은 크지 않은 것 같이 느껴집니다. 다만 이후 면접에서 면접관들이 서류의 내용을 기준으로 질문을 하고, 이는 높은 단계의 면접일수록 질문 깊이가 깊어지므로 자신이 직접 한 것만 솔직하게 적어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어필할 수 있는 것은 서류에 모두 작성해 놓고, 관련한 질문들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가장 첫 단계지만, 통과 자체는 쉬워도 이후 면접 단계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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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딩 테스트
전형마다 다르지만 카카오의 개발 직군은 면접 전 2번의 사전 테스트가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첫째는 코딩테스트인데, 해커랭크를 이용해 테스트를 진행하였습니다. 문제는 영어로 되어있었지만, 번역기를 제공하기 때문에 영어에 약해도 크게 무리는 없습니다. 다만 저는 번역기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카카오 공채의 문제 난이도를 생각하면 엄청 어려울 것 같았지만, 오히려 코딩 테스트 준비를 조금만 했다면 풀 수 있을 정도로 문제의 난이도는 높지 않았습니다. 3문제에 3시간 30분을 제공해줬는데, 저는 C++로 50분 정도만에 문제를 풀고, Swift로 한번 더 풀어서 1시간 30분만에 제출을 했습니다. 하지만 여러 언어로 풀어도 최초로 답안을 제출한 언어만 반영이 되기 때문에 Swift로 제출한 건 반영이 되지 않앗습니다.
코딩테스트의 당락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겠지만, 해당 직군에서 요구하는 언어를 사용해서 코딩테스트를 풀면 좀 더 어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코딩 테스트를 완료하고 5일이 지난 뒤에, 합격 통보를 받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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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 인터뷰
두번째 사전 테스트는 원격 인터뷰입니다. 채용 담당자와 일정을 협의한 뒤 전화로 인터뷰를 보는 방식입니다. 정해진 시간에서 1분정도 지나니 전화가 울렸습니다. 면접관은 3명이였고, 이 세 분이 돌아가면서 질문을 하는 방식이였습니다.인터뷰는 간단한 자기소개와 지원서의 프로젝트 수행내역을 간단하게 질문한 후, 바로 지원 분야에 대한 기술 질문을 약 20개 정도 연속적으로 하였습니다. 질문 내역은 대부분 iOS 개발의 기초에 대한 질문들이였고, 해당 직무에서 사용하고 있는 도구나 프레임워크 사용 경험등을 간단하게 물어보았습니다.(안 써본 건 안써봤다 이야기했습니다.) 이후 지원 동기와 역질문 과정을 거쳐서 전화 인터뷰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블로그를 통해 정리했던 개념들이 많이 나와서 아는 건 당당하게 대답했지만, 모르는 것들도 많았고 이런건 그냥 모른다고 넘겼습니다. 들어본 적 있는 정도로만 애매하게 말한 것도 몇개 있었고요. 잘 한 건지 못 한 건지 가늠이 되지 않았습니다. 결과는 약 4일 뒤에 통보받았는데, 합격이 되어서 상당히 놀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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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인터뷰
원격 인터뷰 합격 통보를 받은 날 저녁에 채용담당자가 연락을 해서 1차 인터뷰 일정을 정했습니다. 1차 인터뷰에서는 특별히 사전 과제가 주어졌고, 이를 구현할 시간으로 2주 좀 넘는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요구사항은 한 줄이였고, 외부 프레임워크도 허용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기능만 구현하는 걸 보려는 건 아니였을 게 뻔했기에 구조에 대해 깊은 고민을 했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MVVM을 나름대로 구현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을 했습니다. 하지만 첫 구조는 영락없는 MVC형태였습니다. 기능 구현은 하루 이틀만에 끝내고, 나머지 시간은 구조를 깔끔하게 만드는 데 투자했습니다. (대략 한 세번쯤 뒤엎었습니다.) 이를 이메일을 통해 제출하고, 면접 현장에서 코드 리뷰를 받는 방식이였습니다.
면접장에는 제가 지원한 팀 소속 개발자 3분과 다른 팀 개발자 1분, 이렇게 총 4명의 면접관이 있었습니다. 원격 인터뷰때와 마찬가지로 자기소개와 지원서 관련한 내용을 간략히 물어보고, 나머지 시간은 대부분 코드리뷰에 사용되었습니다. 코드를 샅샅이 뒤지면서 코드의 사용 의도와 잠재적인 문제점들에 대해서 상세하게 리뷰받을 수 있었습니다. 코드리뷰 이후에는 당연하다는 듯이 기술질문을 한 뒤, 역질문을 하고 인터뷰를 마쳤습니다.
이후 근처에서 일하고 있는 친구들과 저녁을 먹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바로 합격 통보를 받게 되었습니다. 굉장히 빠른 결과 발표에 놀랐네요. -
2차 인터뷰
이전과 동일하게 채용담당자를 통해 일정을 조율하였습니다. 이번에는 따로 준비할 만한 게 없어서 무엇을 물어볼 지 몰라서 더 막막했습니다. 최근 카카오에 합격했던 지인에게 인터뷰 경험을 물어보고, 잡플래닛도 열심히 뒤지면서 면접에 대한 간접 경험을 채우려고 노력했습니다. 2차 면접은 2명의 면접관이 있었는데, 제가 지원한 팀에서 1분, 다른 팀에서 또 한분이 오셨습니다. 2차면접은 이전보다 지원 서류에 관한 내용과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싫어하는 사람이 있으면 어떻게 할 꺼냐 등의 인성적인 부분을 묻는 질문이 이전보다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질문은 많이 없었고, 오히려 기술 면접이 주였습니다. 특정한 요구사항을 주고, 이를 특정 프레임워크 개념에 의존하지 않고 애플의 기본 프레임워크만으로 설계하도록 하였습니다. 이 부분에서 저는 면접관이 원하는 답변을 계속 유도했음에도 끝까지 대답하지 못했고, 여기서 멘탈붕괴가 일어나 자포자기 수준으로 면접을 마무리 했습니다. 결과는 불보듯 뻔했고, 역시 그렇게 되었습니다.
저에게는 첫 면접이였고, 처음치고는 굉장히 희망적이였던 면접이였습니다. 빠른 시간에 성장을 경험하고 있다보니 아직 다 여물지 못한 부분이 있고, 이러한 부분이 결국 발목을 잡은 것 같습니다. 저의 강점과 부족한 점에 대해 좀 더 자각할 수 있었던 경험이였습니다. 다시 겸허히 달려야 함을 느낍니다.